체류신분 불문 의료혜택 지원

이웃케어클리닉 등 한인 비영리단체들

서류미비자 · 다카 수혜자 · 저소득층 건강 지킴이

체류신분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환자들이 비영리 의료기관에 문의하는 횟수가 최근 부쩍 많아졌다.

특히 지난 12일 연방대법원에서 폐지 여부 최종 심리가 시작된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다카) 제도 수혜자가 대표적인 환자들이다. 약 70만 명에 달하는 다카 수혜자 중 한인도 약 7000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UC 샌디에이고 탐 웡 정치과학 교수에 따르면, 가주에 거주하는 한인 서류미비자는 4만9092명이며 이 중 30%는 건강보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LA한인타운에 있는 비영리 커뮤니티클리닉 이웃케어클리닉(Kheir·구 건강정보센터, 소장 애린 박)은 신분이나 미국생활에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의료 혜택 중단을 원하거나 자격이 되는데 건강보험 및 의료서비스 프로그램 가입을 꺼리는 환자 문의가 늘었다고 전했다. 이웃케어클리닉의 한 관계자는 “이미 진료를 예약했는데도 혹시나 하는 걱정에 병원을 방문하지 않거나, 자격이 되는 서류미비자를 위한 LA카운티 의료서비스 프로그램인 마이헬스 LA의 경우 매년 갱신을 해야하는데도 이를 실행하지 않는 환자도 많다”면서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개인정보를 이민국 등과 공유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않고 혜택을 받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부에나파크에 있는 비영리단체 코리안복지센터(KCS)의 앨런 안 소장도 14일 데일리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안 소장은 “암 진단을 받으면  당황하는 서류미비자 또는 무보험자가 많다”면서 “대부분 어디로 가서 어떻게 해야할지,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등 모르고 이는 정보부족, 언어장벽이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안 소장은 KCS를 찾은 한 52세 여성 A씨의 사례를 언급했다. A씨는 4년 전 유방암 진단을 받았지만 보험이 없어 아무런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안 소장은 “이미 우리 센터를 찾았을 땐 암 4기까지 번진 상태였다. 조금만 더 일찍 왔더라면 완치도 가능했을 텐데 안타깝다”면서 “하지만 A씨는 지금 누군가의 도움 속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영리 의료단체 미션시티클리닉도 서류미비자 및 다카 신분의 건강을 책임지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클리닉 올림픽 사무소의 마크 이 홍보국장은 “서류미비자는 마이헬스 LA, 다카 신분은 메디캘을 신청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면서 “특히 다카의 경우 학생이 대부분이라 소득이 없다. 이를 위해 클리닉 자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체류신분, 돈이 없어도 얼마든지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며 “많은 한인이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출처: 중앙일보 홍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