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Oct 코로나19로 심해진 강박증
위생·청결 등에 집착, 오염에 대한 불안 떨치려 반복행동
스스로 통제 힘들고 일상에 지장 있으면 전문가와 상담
김씨는 강박증이 있어 이웃케어클리닉에서 치료 및 상담을 받아왔다. 증세가 조금씩 좋아지는 듯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하면서 다시 심해졌다. 위생, 청결에 대한 강박증이 있는 김씨는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위생수칙, 방역수칙에 더욱 신경을 썼다. 하지만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이 점점 커졌고 증상이 악화됐다. 원래도 지나칠 정도로 손을 씻던 김씨의 손은, 코로나19 이후 더 자주, 더 오래 씻어 피부가 벗겨질 정도가 됐다. 코로나19에 옮을까봐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고 가족조차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강박증 또는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 OCD)는 의외로 흔한(50명 중 1명꼴) 정신건강 장애 중 하나다. 흔히 결벽증이라 하는데 결벽증의 사전적 의미는 ‘병적으로 깨끗한 것에 집착하는 증상’으로 강박증과 다르다. ‘결벽증 = 강박증’으로 잘못 이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결벽증은 강박장애의 하위유형인 위생·청결-오염·감염에 대한 강박행동에서 유래됐으며 정신의학이나 임상심리학적 정식 진단명은 아니다.
강박장애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떤 생각이나 장면, 충동이 반복적이고 지속적으로 떠올라 불안해지고(강박사고, Obsessions) 그 생각이나 충동, 이에 따른 불안을 없애기 위해 어떤 행동을 끊임없이 반복하는(강박행동, Compulsions) 증상이다. 강박장애는 잭 니콜슨 주연의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소개된 바 있으며 연예인 노홍철과 서장훈이 방송에서 지나치게 깔끔한 모습을 보이면서 대중에 알려지고 있다.
강박사고에는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죽이는 등의 상상 및 충동, 또는 다치게 하거나 죽일 수도 있다는 걱정, 폭력적인 생각, 터부시하는 성적이나 종교적 생각 등이 있으며 이런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생각이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머리 속에 침투해 반복적으로 맴도는 것이다.
강박행동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위생과 청결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불결, 세균 감염, 질병에 대한 과도한 불안으로 계속해서 손을 씻거나 샤워를 하거나 세탁, 청소를 하는 ▶위생·청결에 대한 강박, 물건이 자신이 정해놓은 규칙에 따라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불안해지거나 화가 나는, 본인이 정한 방식으로 놓여져 있어야 안심하는, 이를 벗어나면 이를 맞추려 하는 ▶정리정돈·정렬 강박, 개스불이나 전기가 꺼졌는지, 현관문이 닫혔는지, 차 시동이 꺼졌는지, 이를 반복적으로 확인하는 ▶확인 강박, 반복적으로 숫자를 세거나, 한 단어를 중얼거리거나, 물건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반복 강박 등이 있다.
시사프로그램에서 모아놓고 버리지는 못하는, 심지어 쓰레기를 모으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종종 소개되기도 하는데 이도 강박장애의 하위유형인 수집·저장장애다. 이외 강박장애의 하위유형으로는 손톱이나 피부를 뜯는 피부뜯기 장애, 머리카락을 뽑는 발모광, 자신의 외모나 신체 일부에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에 집착을 보이는 신체이형 장애 등이 있다.
강박사고나 행동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강박장애는 아니다. 누구나 약간의 강박사고나 행동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손을 다른 사람보다 자주 씻는다고 해서 혹 내가 강박장애는 아닌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손을 씻게 하는 생각이, 행동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지장을 주느냐에 달려있다. 내가 이를 통제할 수 있다면 괜찮다.
하지만 하루에 1시간 이상 강박 사고나 행동을 하고 이런 사고와 행동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나타나며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 대인관계 등에 상당한 지장이 있으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문의: (213)235-1210
이웃케어클리닉 심리상담전문가 문상웅